"월요일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금요일 회식 때문"
금요일 저녁 7시. 일주일을 겨우 버텼는데, 회식입니다. 싫지는 않습니다. 그냥... 몸이 무겁습니다. 와인을 마시며 웃고, 노래방에서 박수 치고, 자정이 넘어 집에 들어와 누웠는데 하나도 쉰 것 같지 않습니다.
이상한 건가요?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정상입니다.
강제 친밀감이란
사회심리학에서 '강제 친밀감(Forced Intimacy)'은 선택의 여지 없이 특정 관계나 상황에서 친밀함을 연기해야 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직장 회식이 전형적인 예입니다.
회식은 업무도 아니고, 진짜 사적인 자리도 아닙니다. 그 사이 어딘가의 모호한 공간에서 자발적이지 않은 친밀감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 불일치가 심리적 에너지를 대량 소모합니다.
감정 노동으로서의 회식
사회학자 앨리 혹실드(Arlie Hochschild)가 정의한 감정 노동(Emotional Labor)은 "조직이 요구하는 감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실제 감정을 관리하는 행위"입니다.
지치고 싫어도 웃는 얼굴을 유지합니다. 재미없는 팀장 농담에도 크게 웃습니다.
"이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다, 즐겁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겁니다.
두 방식 모두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특히 표면 행위는 진짜 감정과 표현 사이의 괴리를 만들어 정서적 소진을 빠르게 유발합니다.
내향인이 더 힘든 이유
내향인(Introvert)과 외향인(Extrovert)의 근본적 차이는 에너지 충전 방식입니다. 외향인은 사람과 함께할 때 에너지가 올라가고, 내향인은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충전됩니다.
회식은 구조적으로 외향인에게 유리한 환경입니다. 내향인의 뇌는 이 환경에서 과각성 상태에 빠지고,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같은 시간에 더 많은 피로를 느낍니다.
회식 문화가 만드는 불평등
회식 참여도가 승진이나 업무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에서, 심리적 약자가 생겨납니다. 내향인, 육아 담당 부모, 음주를 못 하는 사람 등에게 회식은 보이지 않는 비용을 지불하게 합니다.
회식이 불편할 때 대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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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너지 예산 관리 회식 전후로 혼자만의 시간을 의도적으로 확보하여 에너지를 보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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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적당한 자리 만들기 소규모 대화가 가능한 구석 자리를 선택해 에너지 소모를 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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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퇴장 전략 준비 사전에 정한 퇴장 시간을 가지면 회식 내내 심리적 여유가 생깁니다.
마치며
회식이 불편한 당신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강제된 환경에서 감정 노동을 하는 데 지쳐있는 것입니다. 그 피로는 완전히 타당합니다. 회식 문화가 바뀌려면, 먼저 이 피로가 실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합니다.
